양극단으로 달려가는 사회
과거 80년대, 90년대까지는 지역감정이라는 것이 있었다. 영남과 호남으로 구분이 되어서 정치뿐만이 아니라 사람들 간에도 불신이 있었고 감정적으로도 매우 좋지 못했다. 호남과 영남으로 나뉘어서 일방적으로 특정 정당을 지지를 하였다. 지금도 이런 정서는 남아 있지만 아주 많이 희석이 되었다. 이런 감정은 야구 경기에서도 표출이 되었다. 호남을 대표하는 해태타이거즈(현, 기아타이거즈)와 영남을 대표하는 롯데자이언츠와 경기를 할 때면 항상 긴장이었다. 경기 도중에도 몇 번의 폭력 사태가 일어나서 뉴스에 오르내린 적이 있었고, 뉴스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경기후 상대팀을 향한 거친 말과 행동이 빈번히 일어나기도 했다. 또한 상품을 구매를 할 때에도 이런 지역 감정은 표출이 되었다. 상대 지역에 기반을 둔 회사의 상품은 구매를 하지 않았다. 어린 나이에 과자 하나를 사더라도 가격도 확인해야 했고 회사도 확인을 해야 했다. 과거에는 이렇게 지역감정이 심했다. 그래서 대통령 선거의 단골 공약 중 하나는 국민대통합이었다. 국민을 하나로 뭉치게 만드는 것이 필요했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지역감정이 아주 많이 희석이 되었다.
선거를 제외하면 보통의 사람들은 지역감정이 거의 없다. 영남 사람이 호남 사람이라고 해서 안 좋게 보는 것도 없다. 하지만 선거 투표 결과를 보면 아직도 여전히 지역 격차는 존재한다. 여전히 호남과 영남의 지지 정당은 정해져 있다. 그 강도만 다를 뿐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다. 정치를 제외하면 보통의 경우 지역감정은 많이 사라졌다고 보여진다.
요즘은 지역차는 거의 존재하지 않지만 개인차가 상당히 뚜렸해졌다.
각자의 생각이 너무나 확고하다. 심하게 얘기하면 다들 각자의 세상에서만 사는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각자의 생각과 의견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세상에서는 오로지 나만 존재해야 한다는 마인드가 강하다. 그래서 나의 생각만이 옳고 너의 생각은 틀리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 내가 보는 것을 남들도 본다고 생각하고 내가 이렇게 생각하면 남들도 이렇게 생각한다고 이미 단정 지어 버린다. MZ세대들은 인터넷과 SNS 등을 통해서 공감하고 소통하는데 더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이다.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데 공감하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한다. 자신과 생각이 맞고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과는 매우 잘 공감하고 소통하지만 조금이라도 다르면 벽을 쌓아 버린다. 굳이 나와 다른 사람들을 만나면서 스트레스 받고 싶지 않고 에너지를 낭비하고 싶지 않아서이다.
인터넷 발전과 정치
본인이 젊었을 당시에는 처음 만나는 사람과도 금새 친해지곤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당시에는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모래시계'나 '젊은이의 양지'같은 시청률이 50%가 넘는 국민 드라마가 있었고, 문화 대통령이라고 불리는 서태지와 아이들이라는 가수 또한 있었다. IMF라는 힘든 시절도 함께 겪었고 더 어릴 때는 놀이 문화도 몇 개 되지 않아서 거의 모든 사람들이 같은 놀이를 즐겼었다.
지금은 너무나도 변했다.
인터넷이 발명이 되고 유튜브라는 것이 생기면서 각자가 관심 있어 하고 원하는 방송을 언제든지 어디서든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유튜브와 커뮤니티를 통해서 자신과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경향이 점점 진행이 될수록 그 틀 안에 갇혀 버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보고 자신이 느끼는 것을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과 공유하고 소통을 하면서 그것이 대부분의 사람들 생각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 인터넷상에서는 생각보다 자신과 비슷한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현실에서는 속 마음을 털어놓기도 힘들고 그런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도 너무나 제한되어 있다. 하지만 인터넷상에서는 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에 동의하고 공감해 주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는 정치에도 그대로 반영이 되고 있다.
과거 같으면 자신 주변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어디 집회 같은 곳에 가야 자신의 생각과 비슷한 사람들을 만날 수가 있다. 하지만 지금은 인터넷을 통해서 너무나도 쉽게 그리고 자신과 생각이 같은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가 있다. 자신이 특정 정당을 지지한다면 조금만 검색을 해보면 금새 자신과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그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다. 그러면서 자신의 생각은 점점 더 확고해진다. 이렇다 보니 각 양당의 색깔은 너무나도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자신이 속해 있는 정당은 옳고 다른 정당은 틀리다는 생각이 너무나 강하다. 이런 경향은 점점 더 강도가 세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이런 현상이 너무나 위험하다고 느껴지고 여기에 대해서 사회적으로 심각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을 한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양극단으로 달려가고 있는 이런 경향을 너무나 잘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지지 세력을 모으기에 너무나도 좋은 재료이고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공약이나 능력보다는 이러한 양극단의 경향을 잘 터치를 하면 지지 세력들이 반응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은 인터넷상으로 홍보를 하고 방송을 하면 누구든지 쉽게 모이고 목소리를 낼 수가 있다.
사회 현상이나 팩트는 하나일 것이다. 그 하나를 두고 누군가는 이런 색깔의 안경을 쓰고 보고 또 다른 누군가는 저런 색깔의 안경을 쓰고 세상을 볼 것이다. 내가 보는 세상이 노란색 일수 있고 회색일 수도 있다. 그것은 노란색 세상이 진실이고 회색의 세상은 거짓이라는 것은 아니다. 세상은 하나이지만 그 색깔의 안경을 쓰고 세상을 보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이건 맞다 틀리다의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현실은 매우 그렇지가 못하다. 보수와 진보가 너무나 극으로 치닫고 있다. 보수 지지자들은 진보가 틀렸다고 하고 반대로 진보 지지자들은 보수가 잘못되었다고 한다. 각자가 상대의 당이 더 나쁘다고만 한다.
이제는 정치인의 문제가 아니다. 인터넷이 발달을 하고 커뮤니티가 보편화되면서 개인들 또한 각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개인들은 인터넷상에서 때로는 오프라인 모임에서도 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치인들이 미디어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상대방과 언쟁하는 것은 정치적 목적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들은 정치적 목적보다는 신념이다. 자신이 바라보는 세상이 맞고 자신의 생각이 옳다는 신념이 정치인보다 훨씬 강하다. 그렇기 때문에 너무나도 위험하게 느껴진다. 인터넷이든 현실에서든 너무나도 양분되어 각자의 목소리를 강하게 내고 있다. 더욱이 더 우려스러운 것은 자신과 다르면 상대방은 틀렸다고 보는 경향이 너무나 짙다. 민주주의는 다양성의 존중이라고 외치면서 상대방은 전혀 존중하지 못하고 자신의 생각만이 오로지 민주주의라고 말한다.
다양성과 상호 존중
정치도 그렇고 사회 현상도 그렇다. 보통의 일상에서도 내가 아는 것을 남들도 안다고 생각한다.
내가 아는 것을 남이 모르면 '모를 수도 있지'가 아니라 '왜 그것도 몰라'가 되어 버린다.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데 상대방이 다르게 생각하면 그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리고 자신과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이는 인터넷 세상을 찾아간다. 그곳에서는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만 있기 때문이다.
기술이 발전을 하면 더 개방이 되고 더 오픈된 사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인터넷이 발전이 되고 유튜브와 커뮤니티가 보편화되면서 사회는 더 폐쇄적이 되고 닫힌 사회가 된 것 같다. 자신과 비슷한 무리끼리만 뭉치고 조금이라도 다르면 배척해버리는 사회가 된 것 같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할 줄 알았는데 그 반대가 된 것 같다.
이런 생각이 최근에 든 생각만이 아니다. 1년 전에도 이런 생각을 해서 짧게 포스팅을 하였다. 아마도 그전부터 이런 생각을 가졌던 것 같다.
무슨 조치가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을 한다.
홍보나 교육이 되었든 아니면 제도가 되었든 이대로 가다가는 사회는 너무나 세분화되고 지금보다도 더 작게 나눠지고 분열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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