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지 않는? 아니 싫어하는? 말 중에
'저 친구 잘 살았네'라는 표현이 있다.
보통 이런 말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례식장, 결혼식장, 또는
군대 환송회, 생일 파티 등에서
자주 들리는 표현이다.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사람들이 많이 모였기 때문이다.

장례식장의 예를 들어보자.
부모님 중 한 분이 돌아가시고
자녀들이 상주를 맡는다.
조문객들은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장례식장을 찾기도 하지만,
또는 자식들과의 인연으로 인해
조문을 하러 오기도 한다.
이럴 때 화환이 많거나
또는 조문객들이 많으면
으레 사람들은 그런 광경을 보고
'인생 참 잘 살아구나'라고 표현을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말은 잘못된 부분이 많고
또한 좋아하는 표현도 아니다.
사람이 적고 많고,
화환의 개수가 적고 많고를 따져서
그 사람이 인생을 잘 살았는지
못살았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전혀 논리적이지도 않고
상관 관계도 없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전적으로
잘 살았냐 못 살았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이 넓은 인간관계를 가졌느냐
아니면 좁은 인간관계를 가졌느냐
그 차이일 뿐이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한국 남자라면 모두 다녀와야 하는 군대 얘기다.
군대 영장을 받고 입대일이 다가오면
친구들과 환송회를 갖는다.
보통은 친한 친구들 위주로
소모임 술자리를 갖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학교에서 인기가 많고
인간관계가 넓은 친구들은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모이기도 한다.
또는 입대전날 기차역 앞 광장에 모여서
수십 명의 친구들이 모여
짧은 포옹이나 악수를 하며
거창하게 행사를 진행하는 친구도 있다.
지금이야 시끌 법석하게
환송식을 하면 신고를 받겠지만
1990년대 그 당시에는
그런 환송식도 하나의 낭만으로 여겼고
사회적으로도 이해하는 분위기였다.
그때는 그런 모습이 참 부러웠다.
저렇게 많은 친구들의 배웅을 받으며
기차역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젊은 나이의 내가 봤을 때에는
그렇게 멋있어 보일 수가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아무런 의미 없고
부질없다는 것을 알지만
그 당시에는 주변에 사람이 많은 것은
일종의 성공한 대학생활이었고
인기의 척도와 인간관계에서
성공의 훈장 같은 거였다. ㅎ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주변에 사람이 많다고 성공한 인생이고
사람이 없다고 실패한 인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장례식장에 조문객이 많고
결혼식장에 하객이 많고
주변에 술친구가 많은 것은
폭넓은 인간관계를 가지는 것이고
그것은 사람의 성향이고
때로는 성공한 비즈니스에 따른
영향이라고 생각한다.
아시겠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장례식장은 비즈니스가 참 많다.
이런 날 얼굴을 비추지 않으면
앞으로 회사 생활이 힘들고,
앞으로 저 사람과의 비즈니스가
힘들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는 이런 날에 조금 잘하면
향후 자신에게 좋은 기회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감일 수도 있다.
자녀들을 보고 조문을 오는 사람은
거의 비즈니스일 것이다.
거창하게 비즈니스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사람과의 인간관계의 지속을 위해서
또는 인간의 도리때문에
방문하는 경우도 꽤 많다.
예를 들면 그 사람이 우리 부모님 장례식장에
왔기 때문에 의무적으로 오는 경우이다.
결혼식장도 마찬가지이고
다른 어떤 행사나 장소 또한
상당히 목적성을 많이 갖는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사람이 많다고 인생을 잘 살았다고
판단하는 것은 상당히 무리가 있다.
넓은 인간관계를 원하는 사람은
자신이 먼저 상대방의 결혼식장, 장례식장에
찾아가서 얼굴을 비추었을 것이다.
그런 사람의 경우에
그가 겪는 장례식장이나 결혼식장은
사람들이 많을 것이고
반대로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조문객이나 하객은 많이 없는 것이 당연한 결과이다.

정리를 하자면, 사람이 많고 적음은
그가 이제껏 해왔던 행동의 보답이나
결과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먼저 찾아가면 다음에
상대방도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단순히
사람이 많고 적음을 보고는
인생을 잘 살았다고 또는
인생을 못살았다고 판단을 하고
색안경을 끼고 섣부른 판단을 하는 것이다.
나는 그런 표현이 참 경솔하다고 생각을 하고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SNS 너는 사람이냐? AI가 지배하는 세상 (0) | 2026.01.02 |
|---|---|
| 조진웅 은퇴 반대라고? 죗값 치렀다고? (0) | 2025.12.08 |
| 그러고 보니 체력도 능력이다 (1) | 2025.1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