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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천우희 주연 영화 버티고(vertigo) 감상 후기

by shworld 2024.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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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전계수

배우 : 천우희, 유태오, 정재광

 

현기증 나는 고층빌딩 숲 사무실에서 매일을 위태롭게 버티고 있는 30대 직장인 ‘서영’(천우희), 안정적인 삶을 원하지만 현실은 속수무책으로 흔들거린다. 불안정한 계약직 생활, 비밀사내 연애 중인 연인 ‘진수’(유태오)와의 불안한 관계, 밤마다 시달리는 엄마의 전화까지...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느낀 그녀가 무너져내릴 때, 창 밖에서 로프에 매달린 채 그녀를 지켜보는 남자 ‘관우’(정재광)를 마주하게 된다. “괜찮아요, 당신은 절대 떨어지지 않아요”

 

감상평

 

신서영(천우희)은 디자인 업무를 하는 계약직 직원이다. 영화 시작과 함께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 나온다. 회사 건물 안이다. 신서영은 회사 내에서 여성들에게 인기 많은 진수(유태오)와 비밀 연애를 하는 관계이다.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서 쉬려고 하니 엄마에게서 전화가 걸려온다. 불평불만 시시콜콜한 얘기를 한다. 딸이 어떠한 상황인지는 관심이 없다. 자신이 우선인 사람이다. 철이 없고 개인적이고 배려가 없는 사람이다.

 

 

영화는 힘겨운 서영을 지속적으로 보여준다. 서영은 귀가 좋지 않다. 이명이 들리고 때론 잘 듣지도 못하고 어지럽다. 병원에서 보청기를 착용하라고 권한다. 하지만 친한 계약직 동료는 지금이 재계약 시즌이라서 괜히 안 좋게 보이지 말라며 보청기 착용을 반대한다.

회사 외벽 창문 청소를 하던 서관우(정재광)는 서영을 발견한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서영은 두렵고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관우를 쳐다보고 관우는 이런 서영에 관심이 간다. 그렇게 관우는 지속적으로 서영에게 관심을 갖고 멀리서 바라보게 된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서영이 힘들어하는 것도 알고 때로는 서영의 책상 위에 위로의 메시지도 남긴다.

 

 

회사 내 도난 사건이 일어나서 CCTV를 확인하던 중 진수의 성관계 장면이 발견이 된다. 서영인줄 알았지만 상대는 남자다. 서영과도 사랑을 나누고 남자와도 사랑을 나눈 것이다. 이것이 밝혀지고 진우는 회사를 떠나게 된다.

영화는 뭐하나 제대로 되는 것이 없는 서영을 계속 보여준다. '버티고'라는 영화의 제목처럼 계속 버티며 살아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제목을 버티고라고 지은 이유도 미리 이런 내용일 것이라고 말해주는 예고편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관객으로 하여금 '버티고'라는 생각을 갖고 영화를 보게 만드는 것이다.

 

 

보는 동안 그냥 답답했다. 특히 엄마와의 대화는 정말 시원한 맥주가 생각날 만큼 답답했다. 그리고 공감도 많이 갔다. 누군가를 탓해야만 살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항상 핑계를 찾고 '너 때문에 내가 이렇게 됐다' '너 때문에 일이 이렇게 됐다' 이런 말을 달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영화에서는 그런 사람이 엄마이다. 공감이 많이 갔지만 답답함도 많았다.

 

영화는 평이하게 흘러가는데 마지막 장면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서영이 죽으려고 떨어지는데 왜 안 떨어진 거지? 분명 안전 후크(?)를 제거했는데 떨어지지 않았던 이유를 모르겠다. 이미 남자가 알고 미리 조치를 한 건가... 그리고 공중에 매달려 있는 서영을 끌어올리자 서영은 관우에게 키스를 한다. 헉!!!! 이 장면이 제일 이해가 가지 않고 더욱이 공중에 매달려서 왜 저러나 싶었다. 떨어져 죽을 판인데 왜 저기서 키스를 하냐고. 다 올라와서 안전한 곳에서 키스를 하지...

 

자신이 처한 상황을 말하고 싶었던 것인가. 사실 서영은 안전을 추구하지만 항상 안전한 상황은 아니었다. 직장에서는 계약직이어서 불안했고, 비밀 사내연애여서 불안했고, 언제 어떻게 전화 걸려올지 모르는 또는 찾아올지 모르는 엄마 때문에 불안했고, 귀에 문제가 있어서 불안했다. 항상 불안한 서영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공중에 떠 있는 불안하고 위험한 설정을 한 것인가. 이렇게 불안한 상황이어도 누군가를 만나서 뜨겁게 키스를 한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어서 일까. 뭐 이유가 어떻든 간에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불안했다. 얼른 올라갔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영화는 그냥 슴슴하다. 조용히 흘러가다가 가끔 공감 가는 부분도 나오고 그리고 가끔 가슴 답답한 부분도 나오고. 뭐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 이런 영화를 좋아 하는 사람은 좋게 볼 수도 있을것 같다. 나처럼. 하지만 자극적인 액션이나 반전, 스릴러 같은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어쩌면 지루해 할지도 모르겠다.

 

ps. 영화의 영어 제목이 vertigo이다. 처음엔 한글 제목을 소리나는대로 영어로 옮겼나 싶었다. 하지만 vertigo를 사전에서 검색해보니 vertigo의 뜻은 '어지러움,현기증'이란 뜻이다. 영화의 내용과 꽤 잘 어울리는 제목이다. 제목 선택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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