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설남자7

by shworld 2024. 1. 2.
반응형


남자는 오늘도 지하철을 탔다. 
오전 11시쯤이었지만 지하철에는 여전히 붐빈다. 
대부분의 승객은 노인들이다. 
거의 80% 정도. 
아무래도 무임승차의 영향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현재 무임승차의 나이는 만 65세이다. 
이 법은 1984년에 도입된 이후 한번도 바뀐 적이 없다. 

무임승차 나이를 조정 못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선거에서 표심때문일 것이다. 

 

노인들은 저마다의 일정이 있는 것 같다. 
누군가는 뚜렸한 목적이 있는 것 같지만
다른 누군가는 그냥 한가로이 

나온 사람들인 것 같기도 하다. 
이전에 뉴스에서 봤는데 여행 삼아 재미 삼아 도시락을 싸서
지하철을 타고 공원 등으로 바람의 쐬러 간다고 한다. 


노인들은 현재의 법이 정해진 제도를 잘 활용을 하고 있다. 
만약에 문제가 있다면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제도를 바꾸지 않은

정부가 문제일 것이다.
지하철회사의 적자는 상당하다고 한다.

무임승차로 인해서 지하철은 항상 붐비고, 
승객이 느끼는 질은 계속 떨어진다면

지하철 승객 수는 더욱 줄어들것이고  
그러면 적자의 폭은 더욱 커질 것이다. 
바로 악순환이 되는 것이다. 

이 제도가 시행이된지 40년이 지났고

평균수명은 상당히 늘었음에도

무임승차 나이에 대한 수정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이고 얄팍한 의도된 계획이라고 밖에 안 보인다. 

 

남자는 언제부턴가 

사람의 쓸모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한다. 
굳이 큰 대의를 갖고 

국가를 위해서 또는 지역을 위해서 봉사를 하고
큰 뜻을 펼치는 것이 아니더라도
뭔가 쓸모있게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봉사활동도 좋고, 그냥 돈을 벌어도 좋다. 
가족을 위해서 뭔가를 해도 좋고, 
아니면 길거리에 휴지를 주워도 좋고, 폐지를 주워도 좋다. 
그저 빈둥빈둥 허송세월을 보내는 

그런 인간은 되지 않기로 결심을 했다. 

그래서 최근에는

장기기증을 신청을 했다. 

 

 


남자는 지하철에 있는 수많은 노인들을 바라봤다.   
잠깐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어느 노인과 눈이 딱 마주쳤다. 
마른 체격의 70대로 보이는 남자 노인이었다. 
얼굴은 수척해 보였고 검버섯이 여럿 있었다. 
머리숱은 상당히 없어서 횡해보였고

안경은 쓰지 않았다. 
그 노인은 남자와 눈이 마주치면서 

상당히 놀란 표정이었다. 
왜 그렇지? 

순간 남자는 생각을 했다. 
눈이 마주쳤다고 저렇게 놀란 표정을 지으니
남자는 당혹스러웠다. 
남자는 의도적으로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한 1분이 지났을까 다시 그 노인을 쳐다봤다. 
다시 눈이 마주쳤다. 
여전히 그 노인은 남자를 보면서 

놀란 표정을 지었고
약간은 두려워하는 눈치였다. 

지하철이 다음역에 정차할 때쯤에 

그 노인은 일어섰다. 
여전히 눈은 남자를 응시하고 있었고
굉장히 긴장을 하는 모습이었다. 

처음보다 더 긴장한 모습이었다. 
정말 이상한 경험이었다. 
남자는 처음 보는 노인인데,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왜 그 노인은 남자를 보고 

그렇게 긴장을 하고 

무서워하는지 전혀 이해를 하지 못했다. 
지하철 문이 열렸다. 
그 노인이 일어섰을 때 

생각보다 더 왜소한 체격이었다. 
키는 160센티미터 남짓이었고

굉장히 마른 몸이었다. 
내리면서도 끝까지 남자를 신경을 썼고 
혼자서 무슨 말을 중얼거렸다. 
무슨 말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불교에서 염불을 외우는 것처럼, 
아니면 무슨 주문을 외우는 것처럼 

무슨 말을 중얼중얼거렸다. 
남자가 그 말이 궁금해서 

조금 가까이 다가가려고 하자
노인은 굉장히 긴장을 했다. 
눈은 더 커지면서 

목소리는 점점 더 커지는 것 같았다. 
자세히 들어보니 그 말은 

'오지 마, 오지 마'인 것 같았다. 
이 말을 계속 입에서 중얼거리는 것 같았다. 
무슨 주문처럼 오지 마, 오지마를 중얼거렸다. 
입모양을 보니까 확실히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그렇게 그 노인은 지하철을 내렸다. 
그 노인의 이상한 행동에도 주변은 고요했다.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았다. 

지하철 문이 닫혔다. 

노인은 문 밖에 서있었고

남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는 큰 소리로 무슨 말을 하는 것만 같다. 

지하철이 출발을 해서

무슨 소리인지 알 수는 없지만

무슨 말을 하려는 것 같았다. 

그 노인은 필사적으로 

남자에게 뭔가를 말을 하는 것만 같았다. 
남자는 이상하다고 생각을 했지만 

더 이상 궁금해하지는 않았다. 
그냥 아픈 분인가 보다 단순히 생각을 했고
그냥 그렇게 넘어갔다. 

지하철을 타면 많은 사람들이 타고 내리고
많은 사람들을 접하기도 하지만
오늘처럼 이상한 일은 난생처음이었다.

 

반응형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설남자8  (1) 2024.01.03
소설남자6  (1) 2024.01.01
소설남자5  (1) 2023.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