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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남자6

by shworld 2024.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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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재정적으로 상당한 부를 얻었지만
실제의 생활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좋은 집에 산다는 것이고
좋은 차를 탄다는 것이다. 
비싼 옷을 몇 개 사기도 했지만
막 입기에는 부담스럽다. 
겉으로 보기에 똑같은 이런 옷을

이렇게나 비싸게 주고 산 것을

후회하고 있는 중이다. 
왜 사람들은 똑같은 옷인데 

무려 10배나 넘는 돈을 더 주고 이런 옷을 사는지
남자는 전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돈이 많아졌지만
입는 것, 먹는 것, 생활하는 것 모두가 이전과 똑같다. 

 

참 신기하다. 
돈만 많이 있으면 

완전히다른 세상에 살 것만 같았는데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이상하기도 하다. 
어쩌면 인생을 잘못 살고 있나 싶기도 하다.
돈이 많아서 확실히 좋은 점은
돈으로부터 오는 걱정이 없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게 배부른 소리일지도모르겠다. 

남자는 오늘도 일을 하러 집밖을나섰고
역시나 지하철을 탔다. 
오후 시간의 지하철에는 사람이 정말많았다. 
휴일이고 오늘이 한해 마지막날이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이렇게 사람이 많은데도 사람들이 밖을 나온 이유는
저마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누구는 가족끼리 외식을하러 가고, 

누구는 쇼핑을 하러가고, 

누구는 여행을 하는 중이고, 
누구는 데이트를,

또 누구는 자신처럼 일을하러 가는 사람들일 것이다. 
집에 있지 왜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이 나왔냐고 불평하는 것은
정말 자신얼굴에 침뱉는 격이다. 

남들도 다 똑같을테니. 

 



남자는 가족도 없고, 혼자이기 때문에
연말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친구들과 보내기도 했는데
어차피 사내들이 만나면 하는 것은 술 먹고, 
시시콜콜한 얘기를 하고,

어쩌다 정치얘기라도 나올때면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편을 들면서 싸울게 뻔하다. 
나이가 40이 넘으면 머리가 굵어지고
자신이 보는 것, 

자신이 생각하는 것이 

선이고, 정의라고생각을 한다, 
타인의 생각은 

왠만해서는 자신의 생각을 바꿀 수없다. 
생각의 유동성이 제로가 된다. 
이것은 여성보다 남성이 훨씬 심한 것 같다.
여성은 생각 자체가 남성보다 유연하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여성들은 친구가 여전히 남아있지만
남성들은 주변에 친구가 없어진다.
이러다 60이 넘어가면 대부분 혼자가 된다. 
그걸 알면서도 혼자를 선택하는 남성들이 많다. 
왜냐하면 자신과 다른 상대로부터 받는 스트레스가 
외로움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지하철의 승객을 보니 공교롭게도 노인들이 많다. 
노인들을 보니 

여성들은 친구들과 같이 탄 분들이 많은 반면에
남성 노인들은 

대부분 혼자 탑승을 했다. 
아무래도 앞에서 얘기한 

남성 특유의 그 성질 때문이 아닌가 싶다. 

남자는 지하철에 내려서 

다른 호선으로 갈아타려고 이동을 하고 있었다. 
지하 몇 층인지는 모르겠으나
2호선에서 1호선을 갈아타려면 

꽤 많은 계단을 올라야 한다. 
남자는 긍정적으로 생각해서
계단 오르는 것도 운동이라고 생각을 하고
웬만해서는 에스컬레이트를 타지 않고 

계단으로 오르내린다. 
가끔씩 운동삼아 두 계단을 한 번에 오르기도 한다. 
오늘은 그냥 올라가고 있었는데
자신 옆으로 어떤 여성이 

두 계단으로 성큼성큼 올라가는 것이 아닌가. 
남자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괜히 두계단으로 올라가고 싶어졌다. 
경쟁심이나 뭐 그런 것은 아니다. 
누군가 짜장면을 먹으면 먹고 싶고 

여럿이 하늘을쳐다보고 있으면 

한번 쳐다보고 싶은 그런 마음이다. 
자신 옆으로 성큼성큼 올라가는 여성을 보니
자신도 그렇게 올라가고 싶어 졌고
그런 모습이 괜히 멋있어 보였다. 

 
남자는 두계단씩 성큼성큼 계단을 올라갔다. 
계단을 거의다 올라왔을 때쯤 

저 앞을 보니 

자신이 타야 하는 1호선의 열차가 이미 도착을 했다. 
문이 열려있는 상태고 

조금만 더 빨리 가면 

저 지하철을 탈 수 있을 것만 같다. 
자신보다 먼저 두 계단 씩 성큼성큼 올라간 여성은 

계단을 다 오르고 뛰기 시작한다. 
긴 머리는 아니지만 단발보다 긴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아래는 트레이닝복을 입고 

위에는 최신 유행하는 짧은 길이의 패딩을 입고 
날렵하게 뛰어가는 모습이 

마치 만화 속 한 장면처럼 보였다. 
남자도 조금 더 분발하여 

문이 열려있는 열차를 타려고 

좀 더 스퍼트를 올렸다. 
남자가 계단 마지막에 올랐을 때쯤 

갑자기 바닥이 올라오기 시작을 한다. 
이게 뭐지... 귀신이 마법을 부리는 건가. 
갑자기 자신의 몸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낀다. 
바닥은 점점 더 자신의 얼굴로 다가온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그 짧은 시간에 남자는 이런 생각을 했고 
바로 남자의 얼굴은 바닥과 합체가 되었다. 
마지막 계단에서 남자의 발이 계단에 걸린 것이다. 
아.... 완전 대자로 뻗어서 

얼굴은 바닥과 붙어 버렸다. 
순간 남자는 1초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정말 많은 생각을 했다. 
사람의 생각이 이렇게나 빨리도 된다는 것도 신기했다. 
남자는 그 짧은 순간에 

그대로 누워있어야 하나, 

아니면 바로 벌떡 일어서서
아무 일 없었다는 듯한 표정을 지어야 하나 

둘 중하나를 고민했다. 
남자는 후자를 택했고 

넘어지자마자 바로 벌떡 일어섰다. 
계단 오르는 중간에 넘어지면 

정말 자연스럽게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일어설 수 있었는데
다 올라와서 평지 바닥에 얼굴을 찧어버렸으니 
주변에서는 다 넘어진 모습을 봤을 것이다. 

지하철 환승역은 항상 사람이 붐비고

남자가 넘어진 곳은 부산에서도 사람이 가장 많은 환승역이다.

 

남자는 그대로 누워있기에는 더 쪽 팔리 것 같아서
바로 일어났다. 
눈앞에서 지하철 문이 닫히는 것이 보인다. 
그리고 그 여성은 나를 보고 씩~~ 웃어 보인다. 

이거 뭐지.

승리의 그 미소인가.

아니면 넘어진 자신의 모습 때문에 웃은 건가.

그리고 주변을 둘러봤다.

주변에서 자신을 쳐다보는 눈길이 몇 있기는 하지만

완전히 둘러싸인 상태는 아니기에

한편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순간 자신도 모르게 한마디가 튀어나왔다.

쓰발. 
이게 뭔 쪽이람. 
지하철 역 쪽으로 걸어가서 

스크린도어에 비친 자신을 보니
안경이 삐뚤어져 있다. ㅋㅋ
안경을 다시 고쳐 썼다. 
그리고 옆으로 이동을 했다. 
아무래도 넘어진 사건의 현장에서 

조금이라도 멀리 떨어진 곳이 낫겠다 싶었다. 
나이 40 넘어서 이게 뭔쪽이람. 
다행히 코피 안난게 어디람. 
남자는 마스크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마스크 때문에 덜 쪽팔렸다. 
다음 열차는 곧 도착을 했고 

남자는 아무 일 없다는 듯 1호선을 타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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