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효기간을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을 하면
다음과 같은 정의가 나온다.
유효기간
[경영] 주로 상품 따위에서, 그 상품의
효력이나 효과를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간
이 정의에서
핵심 포인트는 어쩌면
"정상적으로" 일 것이다.
정상적으로.
그럼 '친구의 유효기간'에서
정상적인 기간은
어느 정도의 기간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정상적으로'
참 주관적인 단어가 아닌가.
누군가에게는 정상적인 것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비정상이 될 수도 있으니까.
오랜만에 중학교 동창 모임에 나갔다.
30년이 더 된 친구들이다.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은
처음엔 조금 낯설다가
술 한두 잔이 들어가면
다시 중학생으로 돌아가
유치한 말을 꺼내며 즐거워한다.
즐거운 대화를 나누다가
갑자기 이런 문장이 귀에 박힌다.
'난 너희들에게 받은 게 없어'.
누군가의 대화 도중 섭섭한 얘기를 꺼내다가
한 친구가 한 얘기였다.
순간 분위기는 무거워졌고
중학생 친구들은 다시 다 큰 어른이 되어 있었다.
어릴 때 친구가 된다는 것은
그 친구와 함께 있는 것이 좋아서였다.
그 친구와 노는 게 재밌었고
그 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았기 때문이었다.
어른 친구는 순수한 호감보다는
거래이다.
좋은 감정이 있지만
이득이 되지 못한다면
친구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어릴 적 친구에게서
'난 너희들에게 받은 게 없어'라고 말하는 순간
우리는 다시 어른 친구가 되었다.
내가 받은 게 없으니
너희에게도 줄 것도 없다는 뜻이다.
친구도 다 때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릴 때 친구가
60이 넘도록 계속 친구가 되면 좋겠지만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틀어지기도 하고
소홀해지기도 하고
거리가 멀어서 못 만나기도 한다.
직업이 다르고
소득이 다르고
환경이 다른 것도
친구와 멀어지고 가까워지는
요소이기도 하다.
관계는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
영원히 유지되는 관계는 없다.
배려를 하고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
관계인 것이고
그래야 더 오래 유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