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선택할 때 미리 사전 정보를 알아보고 보지는 않는다.
제목만 봐서는 어떤 영화인지 감이 안 올 경우
줄거리 정도만 확인한다.
그리고 평점 같은 것도 확인한다.
절대적으로 믿지는 않지만 참고만 하는 수준이다.
어느 방송에서 보이후드를 추천했고,
추천 내용에서 좋은 영화이고 12년 동안 찍었다고 소개를 했다.
12년?? 뭐지 이 영화..
궁금증이 높아졌다.
제목에서 어느 정도 이 영화가 어떤 내용인지 감이 온다.
영화 소개에서도 한 꼬마의 성장 이야기라고 했기 때문에
내용 자체는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다.
12년 동안 찍은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
그냥 단순히 확인하고 싶었다.
또한 이 영화의 평점이 아주 높았다.
무슨 영화길래 이러지... 하는 마음이 컸다.
그런 호기심으로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꼬마 아이의 성장하는 모습을 우선 쭉 보기 바란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느끼는 감정은...
음... 뭐랄까....
우연히 들어간 허름한 식당에서
아주 흔한 김치찌개를 시켰는데
뭐 특별할 것도 없는 비주얼인데
이게 너무 맛있는 거야.
아주 맵다거나 달다거나
특별히 자극적이지도 않는데
오히려 심심할 정도인데
뭔지 모르게 너무나 맛있는 그런 맛 있잖아.
그런 영화야 이 영화는.
2시간 30분이 넘는 영화인데
보는 내내 전혀 지루하지가 않고
가슴이 따뜻해지고
미소가 지어지며
완전히 영화에 몰입되고
동화가 되었던 그런 영화였다.
최근에 정말 이런 좋은 영화를 못 봐서 조금 굶주렸었다.
나의 마음을 꽉 채워주는 영화를 보고 나니까
기분이 업되고 행복해지는 기분까지 든다.
사람 감정이 하나같이 똑같을 순 없지만
그래도 보통은 비슷하기 때문에
내가 느낀 좋은 기분이
남한테도 좋은 감정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꼭 봤으면 하는 영화다.
강력 추천!!!
영화에서 좋았던 점
영화를 보고 나서 좋았던 장면이나 대사, 또는 내용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1. 볼링장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
에단 호크는 아이들의 아빠 역이다.
엄마와는 이혼을 했고 1주일에 한 번씩 아이들과 시간을 보낸다.
볼링장에서 딸과 딸의 남자 친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다.
페북의 사진을 보고 남자친구에 대해서 알게 됐다면서 페이스북을 언급한다.
이 영화에서는 페이스 북을 언급하는 내용이 몇 차례 나온다.
이 당시에 페이스북이 인기가 많아서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이 되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남자 친구 얘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는 섹스로 흘러간다.
섹스할 때는 콘돔을 사용하라고 하면서
진심으로 딸을 위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아직은 섹스에 대해서는 아이들이 어린 나이라서 매우 쑥스러워 하지만
에단 호크는 진심으로 얘기를 이어간다.
대사를 보면 그 마음이 느껴진다.
"더 좋은 부모가 못된 것이 후회돼. 너흰 아빠 같은 실수 안 하면 좋겠다."
영화지만 정말 아빠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
그 말을 들은 메이슨의 표정 ㅎㅎ뭐냐 ㅋㅋ
훈훈하다.
볼링장에서 자녀들과 대화하는 에단 호크의 모습들.
2. 아빠(에단 호크)의 역할과 가족의 개념
에단 호크는 이혼은 했지만 자녀들에게는 아주 좋은 아빠로 나온다.
돈이 많거나 크게 성공한 모습의 아빠는 아니지만
편하고 친구 같은 아빠의 모습이고
항상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일주일에 한 번씩 자녀들을 만나지만
그들과 진심으로 대화하려고 노력한다.
진심으로 대화하지 않으면
오히려 화를 내는 장면도 보인다.
주인공 메이슨은
영화에서 아주 수동적이고 조용한 성격의 아이로 나온다.
화를 내는 장면도 없고
무엇에 관심을 가지거나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아빠와 있을 때는 질문도 많이 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인다.
아래 사진은 아빠와 캠핑을 하는 장면인데
이 장면 또한 정말 보기 좋은 장면 중 하나이다.
에단 호크는 이혼하고 한동안 혼자 지내다가
여자를 만나고 결혼을 해서 아이도 낳는다.
그러면서도 전처의 딸과 아들은 매주 끊임없이 만남을 지속한다.
엄마 또한 에단 호크와 이혼하고
다른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한다.
각자의 가정이 생긴 것이다.
그렇지만 에단 호크는
아들(메이슨)과 딸을 매주 끊임없이 만난다.
각자 가정에서도 그런 것을 다 이해를 한다.
미국의 문화라서 그런지
영화에서는 이런 장면들이 아무런 문제 없이 그려진다.
나중에 메이슨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집에서 파티를 하는데,
에단 호크의 새와이프와 원래 부인의 엄마가 인사하며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장면이 보이는데
보는 나만 놀라고
영화 속에서는 아주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연출이 된다. ㅎㅎ
아무튼
이 영화에서 에단 호크의 아빠 역할은
너무나 멋있게 그려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3. 미국 가정과 사회 문화
한 아이의 성장에 관한 이야기지만
그 성장과 맞물려 자연스럽게 미국의 가정 문제라든지
학교생활, 미국 아이들의 학창 시절 등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것도 좋았던 것 같다.
영화 중간중간에 보면
총기, 정치, 이혼, 알코올, 페이스북, 섹스, 돈 관련된 이야기가
자주 등장을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충격적인 것은 메이슨의 생일에
에단 호크의 새 장인어른이
메이슨에게 총을 생일선물로 주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같이 사격 연습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한국 사람으로서 그저 놀라울 뿐이다. ㅎㅎ
이때 메이슨의 나이는 아직 고등학교도 졸업하기 전인 10대이다.
감독의 생각에는
페이스 북이 정말 이슈라고 생각해서인지
지속적으로 페이스북에 대해서 언급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앞에서 얘기를 해도 핸드폰만 보고 있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를 하면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페이스북의 프로필로 사람을 판단한다는
단점의 얘기도 다루고 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페이스북의 많고 빠른 정보로 인해서
오히려 장점도 많다고
대화하는 모습이 영화에서 보이기도 한다.
4. 공감이 많이 가는 대사와 영상미
일일이 하나하나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공감이 가는 대사가 많았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영화에 몰입할 수 있었고
영화를 보면서 나의 학창 시절이 떠오르기도 했다.
이해와 공감이 되니
영화를 보면서도
때로는 흐뭇한 미소를 짓기도 하고
안타까워하기도 하고
어느 장면에서는 그 순간의
기분이나 감정을 느낄 수도 있었던 것 같다.
새벽 동트는 모습인데
이런 장면들은 너무나 보기 좋았다.
마지막 장면의 대화이다.
우리가 이 순간을 붙잡는 것이 아니라
"이 순간이 우리를 붙잡는 것이다. "
The moment seizes us.
5. 12년 동안 성장하는 모습을 찍은 것이 신의 한 수였다.
이 영화의 내용은 어쩌면 너무나 심심하고 흥미롭지가 못하다.
더군다나 영화 시간이 2시간 30분이 넘는다.
액션이나 폭력, 선정성 등 아무런 자극적인 것도 없는데
그 긴 시간 동안 몰입할 수 있었던 이유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주인공의 성장 변화가 자극을 주었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 지나면 이만큼 커있고
또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또 이만큼 커있고
그 커가는 과정을 함께 하면서
지루할 틈이 없었던 것 같다.
실제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그 어떤 요소들보다도 신선하고 자극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너무나 좋은 영화를 본 것 같은 느낌이다.
영화 전문가는 아니라서 기술적으로 뭐가 좋다고는 말하지 못한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 감정은 느낄 수가 있다.
뭔가 기분이 좋고, 재미가 있고, 여러 생각이 들고...
감정이 꽉 차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맨 앞에서도 얘기를 했지만
심심하지만 정말 맛있는 김치찌개를 먹고 난 기분이다.
잘 몰라도 맛있다라는 것은 모두 다 느낄 수가 있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다 보고 나서 정말 좋았다고 느낄 수가 있다.
이 영화가 나한테는 그런 영화이다.
PS. 영화를 다 보고 알았는데
딸 역할로 나오는 배우는
감독의 실제 딸이라고 한다.
로렐라이 링클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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