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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시간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

by shworld 2023.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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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투잡이나 부업이 어느 정도 대세이다 보니까

많은 사람들이 한두 개 정도 부업을 한다. 

본인 역시 부업을 자주 하는 편이다. 

최근에 겪은 배달대행 일화를 소개한다. 

 

배송지에 도착을 했다. 

고급아파트다. 

입구에 경비원이 두분 근무 중이다. 

배달이라고 하니까

입구출입목록에 간단히 내용을 기재하라고 한다. 

그리고 세대호출을 했다. 

아무도 받지 않는다. 

?? 엥 뭐지...??

화장실에 갔나. 

30초였나 1분이었나

시간이 지나니 호출음이 자동으로 끊긴다. 

다시 호출을 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주문을 시킨 고객에게 전화를 했다. 

요즘은 거의 비대면 배달이어서

고객을 만나는 일도 

고객과 대화하는 일도 거의 없다. 

이렇게 사람 만나지 않아서

이게 좋아서 배달대행을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어쨌든 호출을 2번이나 했는데

응답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전화하기 싫었지만 전화를 했다. 

신호가 몇 번을 가니 전화를 받았다. 

배달이라고 얘기했고

세대호출을 했는데 응답이 없어서 

전화를 했다고 말했다. 

잠깐 앞에 물건을 사려고 나왔다고 한다. 

???

뭐지... 주문시켜 놓고 물건을 사러 나와???

그렇게 급한 건가...

뭐... 어쨌든 그럴 수 있다고 치자...

배달 어떻게 할까요 물어보니

기다려 달란다!!!

바로 앞이니 현관으로 본인이 직접 오겠다고 한다. 

알았다고 했다. 

바로 앞이어서 정말 바로 올 줄 알았다. 

한국사람 특성상 

어디야? 물어보면 다 왔다고 대부분 대답한다. 

그리고 도착하는데 10분. 

다들 겪어봤을 것이다. 

마찬가지였다. 

바로 앞이라는 사람이 

10분이 거의 다 되어서 나타났다. 

솔직히 정말 짜증이 났다. 

하지만 꾹 참았다.

신경질 내봤자 내 기분도 안 좋고

이미 벌어진 일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게 배달을 건네주고

맛있게 드시라고 인사까지 덧붙였다. 

그런데...

나중에 배달평가를 보니

평가가 "thumbs down"

불만이었다. 

짜증을 잘 감추었다고 생각을 했는데

말투에서 표정에서 드러났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날 나는 이 한건의 배달을 했기 때문에

이 사람이 그 평가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누군가와의 약속에서 10분을 기다린다는 것은 실로 엄청난 일이다. 

친구 간 약속이면 뭐.. 그럴 수 있다고 치자. 

하지만 오피셜 한 미팅에서 10분은 엄청난 시간이다. 

미팅 시간에 10분 지각은 

미팅을 안 하겠다는 무언의 의사표현으로도 비친다. 

배달대행에게 10분의 기다림??

아무렇지 않은 시간일까?

특히 피크타임에 10분은 

실제로 엄청난 시간이다. 

점심, 저녁 피크타임에

콜 한 개라도 주문 한건이라도 더 받으려고

뛰어다니며 배달하고

목숨 걸어가며 오토바이 운전을 한다. 

경험이 없으면 모를 것이다. 

어쩌면 나도 경험이 없었으면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배달 한 건해서 얼마 번다고 목숨 걸어가며 운전하냐?

못된 마음먹은 사람은 그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그 고객은 10분을 기다리게 해 놓고선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고

오히려 배달이 안 좋았다면 평가를 내렸다. 

그대가 주문을 하고

내가 배달을 하면

그대의 그 상식에 어긋난 행동에도

간 쓸개 다 내놓고 굽신거리기라도 해야 그게 도리인 건가. 

제일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주문을 시켜놓고 밖에 나가서 개인 용무를 본다는 것이다. 

정말 급해서 그럴 상황이면

그냥 현관 로비에 놔두라고 하던지. 

자기 업무 다 볼 때까지 

사람을 붙잡아 놓는 그 사고는 어디서 나오는 건지. 

너무 이기적이라 생각하지 않나. 

그대는 시간이 아까워 배달을 시켜놓고

그 30분 정도도 못 기다려서

어떻게든 30분도 잘 활용하려고 해 놓고선

남의 그 10분은 왜 이렇게 함부로 대하는 건지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래놓고선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고

오히려 자신이 대접을 못 받았다며

평가를 안 좋게 하고 있다. 

 

직장생활을 하면 항상 비슷한 사람을 만나기 때문에

내 세상이 딱 그 정도로만 한정이 된다. 

친구들도 마찬가지다. 

나와 잘 맞는 나와 비슷한 사고,

나와 비슷한 환경의 사람을 만나니 

이것 역시 내 세상을 한정시킨다. 

하지만 부업을 하면 정말 여러 다양한 사람을 만난다. 

이번 일도 내가 배달대행이라는 부업을 하지 않았다면

절대로 내 인생에서 겪어보지 못할 경험이었을 것이다. 

처음에는 황당하고 어처구니없고

무례한 상황에 화도 나고 짜증도 나기도 했지만

겪지 못한 다양한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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