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포의 당근 마켓 거래

by shworld 2024. 9. 10.
반응형

당근 마켓에 상품을 등록하자마자 연락이 온다. ㅎㅎ

기분이 좋았다. ^^~~~~

'물건 구매하고 싶어요' 이렇게 채팅이 왔다.

보통 처음은 이렇게 시작을 한다.

기분이 좋아서 다시 물어봤다.

'어떤 색상 원하세요?'

'무슨 무슨 색상이 있나요?' 다시 묻는다.

아... 갑자기 급 피곤해진다.

왠지 스무 고개하는 사람이다.

이런 부류의 사람이 있다.

사실 제품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이미 다 적어놨다.

이런 이런 색상이 있고,

이 색상은 품절입니다.

상세 내용을 다 적어놨는데

안 본 건지 모르는 건지 하나씩 전부 물어본다.

날 테스트하는 건가...

솔직히 이런 사람을 만나면

거래는 텄구나 생각을 한다.

보통 정말 구매를 원하는 사람은

상세 페이지까지 전부 확인을 하고

자신이 원하는 색상까지 결정을 지어서

최종적으로 말을 걸어온다.

그래서 보통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말을 막 던지는 사람은

그냥 외로워서 말을 걸어보는 사람으로 치부하곤 한다.

'마지막 사진은 무슨 색상인가요?' 다시 물어본다.

아휴....

색상 구별이 안되는 건가...

'녹색이요' 최선을 다해서 답변을 한다.

 

....

....

....

한동안 채팅이 없다.

한 30분쯤 지났을까 다시 채팅이 온다.

'위치가 어디인가요?'

'위치가 ooo입니다'.

'그럼 xxx에서 거래가 될까요?'다시 물어본다.

자신이 사는 동네로 오라는 말이다.

이러면 거래는 끝이라고 봐야 한다.

당근 거래에서 기본 매너는 판매자 동네로 와서 거래를 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그 이유를 몰랐는데 몇 번 당해보니 알겠다.

이전에 너무 멀다며 중간에서 만나자는 사람이 있었다.

아무 생각 없이 알았다고 하고

그 장소에 나갔다.

그런데 제시간에 도착했는데 구매자는 나오지 않았다.

전화를 걸어보니 아직 집이라고 한다.

2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약속시간이 3시인 줄로 착각했다며

뭐 되지도 않는 핑계를 대고 있다.

 

;;;;;; 정말 킹 받네.

정말 미안하다고 최대한 빨리 나가겠다고 한다.

얼마나 걸리냐고 하니까 30~40분 걸린다고 한다.

아... ㅅ ㅂ 끄. 됐다고 했다.

이런 비슷한 경험을 2~3번 정도 당하고 나니

구매자 측 위치에서는 절대 거래를 하면 안 되겠구나 다짐했다.

당근 거래에서도 항상 물어본다.

판매자 위치에서 거래를 했냐고.

 

구매자 측 위치에서 거래를 하자고 하는 경우는

거래를 안 하는 것이 맞다.

어떠한 변수가 생길지도 모른다.

그리고 위 상황처럼 농락당하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그리고 매너가 있으면 판매자 위치에 와서 거래하는 게 맞다.

대답을 안 했더니 다시 거래 위치를 물어본다.

'ㅁㅁ 앞에서 거래합시다'라고 보냈다.

'정확한 주소 빨리 불러봐요!'강한 어조로 대답을 한다.

사이코인가.

정말 매너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채팅을 확인하고는 즉답을 피했다.

이런 사람은 만남을 회피해야 한다.

사람을 두 분류로 나누자면 대화가 가능한 사람과

그냥 피해야 하는 사람이 있다.

나는 이런 사람을 똥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길바닥에 똥이 있다고 발로 차면

자기 신발만 더러워진다.

똥이 있으면 피해야 하듯이

이런 사람 또한 무조건 피해야 하는 사람이다.

답장을 안 줬더니 알아서 검색을 하고

내일 거래 장소로 온다고 한다.

시간도 안정했는데 내일 거기서 보자고 한다.

뭔가 섬찟하다.

정말 정신이상자 같았다.

나는 이 사람을 꼭 피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만나면 일단 기분이 나쁠 것 같고

심하면 무슨 봉변을 당할지도 모른다.

돈을 동전을 바꿔서 던질지도 모른다는

공포심까지 생기기 시작했다.

이런 인간은 잘 달래서 보내야 한다.

 

최대한 정중히 글을 써서 보냈다.

다른 곳에서 좋은 거래를 하시라고.

답장이 오지 않는다.

분명 글은 읽었는데.

왜 답장이 없지.

아... 뭔가 스트레스가 관자놀이를 짓누르는 것 같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니 몸에 천근만근이다.

어제 당근 거래 채팅으로 너무 신경을 썼나 보다.

아침 8시.

출근을 하려고 집을 나서려는 순간.

징~~ 징~~

채팅 소리가 난다.

당근 채팅이다.

등골이 오싹했다.

그래도 설마 아니겠지 생각했다.

그런데 걱정이 현실이 됐다.

아침 8시에 그 장소에 나와서 채팅을 한 것이다.

와... 정말 사이코다.

잘못 건드렸다.

다리가 후들거린다.

출근을 하려면 그 앞으로 지나가야 한다.

'설마 나인 줄 알겠어'이런 생각으로 일단 나섰다.

버스를 타려고 그 앞을 지나가고 있었다.

그 사람이 있는지 곁눈질로 슬쩍슬쩍 확인을 했다.

그냥 평범하고 왜소한 체격의 40대 정도의 아저씨가 있다.

약간 말랐고 검정 모자를 썼다.

빨강과 흰색이 섞인 땀복 같은 얇은 추리닝 상의와

카키색 같은 그냥 헐렁한 바지를 입고 있다.

그곳을 지나서 버스정류장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그런데 뒤에서 "당근~~~"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아무 일도 아닌 듯 그냥 계속 가야 하는데

멍청하게도 나도 모르게 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들킨 건가' 등에서는 식은땀이 흐르는 듯했다.

아니면 그냥 떠본다고 한번 불러본 건가.

"맞죠? 당근"

남자는 내 앞으로 와서 정면을 보며 말을 걸어온다.

아니라고 그냥 버스 타러 가면 됐을 건데.

"네?... 뭐... 뭐... 뭐요?"

심하게 말을 더듬기 시작한다.

"맞구먼. 당근. 어제 우리 대화했잖아요."

마른 몸에 왜소한 체격이었지만

강한 기가 품어져 나오는 것 같았다.

만화책에서 보면 살인자의 몸에서는

살기가 뿜어져 나온다고 하는데

이 사람에게서 나오는 이 기운이 그 살기인가.

"사람 잘 못 보셨습니다."

나는 버스 정류장으로 뛰어갔다.

그리고 아무 버스나 일단 탔다.

저 멀리 보이는 남자의 얼굴에는 얇은 비소가 비쳤다.

'정말 ㅈ된 건가'

뭔가 일이 제대로 꼬일 것만 같은 불길한 느낌이 든다.

 

반응형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간관계를 단절하는 이유는 돌연변이 때문  (8) 2024.09.18
시뻘건 궁둥이  (0) 2024.08.31
나의 무기력증 극복 방법  (0) 2024.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