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조진모
각본 : 유성협
출연 : 강하늘(영호 역), 천우희(소희 역)
“이건 기다림에 관한 이야기다" 뚜렷한 꿈도 목표도 없이 지루한 삼수 생활을 이어가던 ‘영호'(강하늘), 오랫동안 간직해온 기억 속 친구를 떠올리고 무작정 편지를 보낸다. 자신의 꿈은 찾지 못한 채 엄마와 함께 오래된 책방을 운영하는 ‘소희'(천우희)는 언니 ‘소연’에게 도착한 ‘영호'의 편지를 받게 된다. “몇 가지 규칙만 지켜줬으면 좋겠어. 질문하지 않기, 만나자고 하기 없기 그리고 찾아오지 않기.” ‘소희'는 아픈 언니를 대신해 답장을 보내고 두 사람은 편지를 이어나간다. 우연히 시작된 편지는 무채색이던 두 사람의 일상을 설렘과 기다림으로 물들이기 시작하고, ‘영호'는 12월 31일 비가 오면 만나자는 가능성이 낮은 제안을 받게 되는데...
2003년에 20대 초반을 보낸 사람에게는
따뜻한 추억을 떠올리는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2003년 영호는 삼수생이다.
아래 사진 속 저 노티카 잠바.
그 당시 로망이었던 잠바였는데. ㅎㅎ
꽤 비쌌던 걸로 기억한다.
영호는 재수 삼수를 하지만 공부에는 재능이 없는 것 같다.
수진(강소라)은 어느날 영호앞에 불쑥 나타나
오뎅 2개를 집어 먹고는 영호에게 계산해라고 한다. ㅎ
수진은 영호에게 관심을 지속적으로 보이지만
영호는 어릴적 친구 소연과의 편지에 푹 빠져있다.
강하늘은 약간 어리숙하고 순진한 역할이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영화의 배역도 본인과 참 잘 어울리고 연기도 좋았던 것 같다.
소희는 부산에 살고 엄마와 함께 헌책방을 운영한다.
언니 소연은 전신마비로 병원에서 누워서만 생활한다.
문득 영호는 소연이 생각나 주소를 수소문하게되고
무작정 편지를 보낸다.
언니는 불편한 몸 때문에 글을 쓸 수 없어
동생인 소희가 대신 편지를 써서 보낸다.
영호와 소희는 그렇게 편지를 주고받는 사이가 된다.
서로에게 자그마한 활력이 되어준 계기이다.
영호는 자신이 공부에 소실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공부를 그만두고 기술을 배우러 일본으로 향한다.
일본으로 떠나기 전에 수진을 만나 마지막으로 인사를 한다.
이 자리에서 수진은 다음과 같이 얘기를 한다.
수진 : 나와 그 친구의 차이는 뭐니?
영호 : 넌 별같고 그 친구는 비같아.
수진 : 그게 뭔데?
영호 : 넌 눈부시고 그 친구는 위안을 줘.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다.
수진은 영호에게 마음이 있지만
영호는 그렇지 않아서 직접적으로 물어보는데
영호의 저 대사는 정말 너무 멋진 대사 같다.
긴 말하지 않고
나지막히 소리죽여 대답하지만
너무나 강렬한 그리고 젠틀한 거절의 의사를 전달한다.
도서관이러서 책장 사이에 아주 소곤소곤 얘기를 하는데
저 대사의 울임은 아주 크게 다가왔다.
소희는 마지막으로 편지를 보내며
12월 31일에 비가 오면 만나자고 한다.
그 때가 되면 모든 것을 말해주겠다고 한다.
그 뒤로 매년 12월 31일에 비가 오지 않아도
영호는 그 장소에서 기다린다.
매년 기다리다가 이제 마지막이라며 돌아서서 걷고 있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영화를 보다 보면 어디선가 본 거 같은데란 생각이 많이 든다.
많은 클리셰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유치한 것도 좋아하는 편이라. ㅎ
영화를 보면 부산의 장소가 제법 나온다.
개인적으로 부산에 거주 중이라 반갑게 느껴졌고
알고 있는 장소가 영화에 나오니 신기했다.
소희가 차를 잠시 세워두고 샌드위치를 먹는 장면에
멋진 노을이 쫙 깔리고
여행스케치의 "옛 친구에게"라는 노래가 나오는데
참... 옛날 그 갬성 그때가 많이 떠올랐다. ㅎ
수진은 현재 여행 작가로 활동을 하고 있다.
오로라 장면이 잠깐 나오는데
꼭 한번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
그리고 이 영화에는 정말 엄청난 반전이 있다.
이제껏 내 인생에서 최고의 반전 영화는
니콜 키드먼의 2002년 작 <디 아더스>였다.
그 때 극장에서 보다가 마지막 반전 장면에서 정말
소름이 쫙 끼친 것은 아직도 기억이 난다.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추억에 푹 빠져 시청하다
특히 소연이 죽게되고 계속 기다리던 영호가
소연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여기 까지가 마지막이라며
끝이 나려는 순간. 대반전이 일어난다.
사실....(이걸 여기서 말해도 되나)
사실 소희는 어릴 적 운동회 때 언니 소연의 옷을 입고 참가를 했던 것.
그러니까 어린 영호가 만난 소연은 소연이 아니라 소희였던 것.
즉, 지금의 천우희.
뭐 만날 운명은 어떻해서든 만난다는 건가.
아무튼 전혀 예상 못했던 반전으로 약간 김이 샜다고 해야하나. ㅎ
전체적으로 재미있게 본 영화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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