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각본 : 김태훈
출연 :
김영성(김기영 역)
최준우(박길호 역)
이랑서(초은 역)
오늘도 거리를 헤매던 길호는 우연히 만난 기영의 호의로 하룻밤을 그의 집에서 머물게 된다. 단지 하룻밤이지만 길호는 기영의 거친 태도 속에 다정함을, 기영은 길호의 믿지 못할 행실 속에 연약한 결심을 눈치챈다. 하지만 각자 지리멸렬한 낮을 지나, 뜬 눈으로 밤을 지켜낸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에 생채기를 내고야 마는데... 쉬이 잠들지 못하는 밤, 나누고 싶은 마음 한 칸을 지켜낼 수 있을까?
너무나 지친 하루의 끝에
집에 돌아가서 씻고 시체처럼 뻗어 자고 싶었는데.
오만가지 사고 터진다.
부모와의 갈등, 연인이나 부부 사이 갈등, 친구 간의 갈등 등등.
몸도 마음도 모두 지쳐버린 날.
그런 날에 더 이상 고민하지 말고
다 잊고 일단 한숨 자고 내일 일은 내일 다시 고민하자.
이렇게 생각한 날이 있을 것이다.
이 영화를 보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쓰러져 자는 기영과
그 옆 소파에서 다시 잠을 청하는 길호의 모습이 비친다.
누가 엎어가도 모를 만큼 단잠을 자고 나면
다음날에 새로운 태양이 떠오르듯
어제의 안 좋은 기억은 모두 잊고
새 출발 할 수 있는 희망 같은 것이 생기게 하는
그런 것이 바로 잠일 수 있다.
어쩌면 잠은
지친 몸을 위로하고
안 좋은 기억을 씻어내는
희망을 줄 수 있는 과정이다.
길호는 가출을 하고 하룻밤 어느 평상에서 잠을 잔다.
기영은 아침에 집 앞 평상에서 자고 있는 길호를 본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지만 말을 붙여본다.
기영의 말투는 무뚝뚝하고 행동은 껄렁하다.
퇴근할 때까지 꺼지라고 길호에게 말한다.
하지만 길호는 저녁까지 가지 않았고
기영은 그를 집으로 들인다.
씻기고 밥을 먹인다.
겉으로는 무뚝뚝하고 껄렁하지만
씻기고 입히고 먹이고 재우는 모습에서는
따뜻한 면모를 보인다.
길호는 기영을 만나기 전에는 가출 팸과 함께 다니며
도둑질을 하고 멋대로 살았었다.
어느 날 기영이 집안일로 하룻밤 집을 비운 사이
그 가출팸 애들이 집으로 쳐들어왔고
다음날 기영이 집으로 돌아왔을 때
모르는 아이들이 자고 있는 모습에 격하게 흥분한다.
그리고 길호 또한 쫓아낸다.
기영도 길호를 보면서 계속 신경이 쓰였고
길호 역시 겉과는 다르게 따뜻하게 자신을 대해주는 기영이 좋았다.
이 영화는 상처 있는 둘이 우연히 만나서
서로 위로가 되어주며 따뜻한 과정을 보여준다.
사실 기영과 같은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마는
현실에서는 어렵겠지만 물론 똑같이는 않아도
사람들의 마음은 비슷할 것이고
그래서 공감도 가고 위안도 받는 영화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독립영화를 좋아하고
감독의 메시지와 의미가 있어서 더욱 값진 영화라고 생각한다.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고 연출도 좋았다.
잔잔한 감동과 따뜻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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