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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빗길 위험한 다마스 교통사고

by shworld 2023.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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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꽤 많이 내리는 오후이다. 

덥고 습한 날씨로 인해 자동차 에어컨을 시원하게 켠 채

부산항대교 진입로 앞에서 신호를 받고 있었다. 

라디오에서 오늘 오후부터 내일 새벽까지 꽤 많은 비가 내릴 것이며

비 피해를 입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하는 소식을 전했다. 

 

신호등이 적색에서 녹색으로 바뀌었다. 

내 앞으로 다마스 한대가 올라가고 있었고

나는 약간의 거리를 두고 뒤따라 올라가고 있었다. 

뒤에서 보니 다마스 바퀴가 상당히 얇다고 생각이 들었다. 

 

부산항대교는 이제 전국적으로 유명한 다리가 되어버렸다. 

그 이유는 바로 회전진입로 때문이다. 

보통의 다리와는 다르게 굉장히 진입로가 가파르고

360도 회전 모양이어서

회전으로 돌다보면 마치 여기가 도로가 아닌

하늘 위에 떠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더욱이 다리 난간이 낮기 때문에

그 공포심은 몇 배로 더 높아지는 것 같다. 

최근에 어느 여성운전자가 부산항대교 진입로를 운전하다가

너무 무서워서 차를 중간에 세우고

걸어서 내려오는 일도 벌어지곤 했다. 

그만큼 사람에 따라서는 공포심이 극도로 느껴지는 그런 다리이다. 

 

 

와이퍼의 빠른 속도만큼이나 비는 제법 강하게 내렸다. 

360도 회전이 끝나갈 무렵

갑자기 앞차 다마스가 빗길에 미끄러졌다. 

정말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처음에는 오른쪽으로 미끄러졌는데

다시 순식간에 왼쪽으로 급회전하더니

왼쪽 난간을 정면으로 들이받았다. 

아마도 운전자는 차가 오른쪽으로 미끄러지니

본능적으로 제빠르게 핸들을 왼쪽으로 꺾었을 것이다. 

제법 난간에 강하게 부딪혔다. 

뒤따라가던 나역시 본능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았고

비상깜빡이를 켰다. 

뒤따라오던 차들도 모두 멈춰 서고 비상등을 켰다. 

 

너무나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어서 

일단 나는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진정을 취하고 있다가 112신고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보세요?"

"네! 112입니다. 말씀하세요~"

"부산항대교 영도 진입로 회전 구간에서 제 앞으로 다마스 차량이 운전 중에

빗길에 갑자기 미끄러져서 난간에 부딪혔어요.

운전자 확인은 못했는데

아직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바로 출동하도록 하겠습니다"

 

내가 112에 신고를 하는 사이에

뒷 차량의 운저자가 밖으로 나와서 사고차량을 확인하고 있었다. 

나도 신고를 마치고 차에서 내려서 운전자를 확인하러 갔다. 

다마스 차량 앞부분이 많이 찌그러져서 운전자 다리가 끼여있었다. 

다리에 차량의 부서진 파편이 찍혀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머리 또한 사고 충격으로 피가 흐르고 있었다. 

꽤 심한 부상이었다. 

다행히 운전자는 의식이 있었고

나와 눈이 마주쳤다. 

 

"112에 신고를 했으니 조금만 기다리세요"

 

나는 운전자를 안심시키기 위해서 이렇게 말하고는

경찰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난간에서 '끼익'하는 소리가 나더니 

난간 일부가 떨어져 나갔다. 

떨어진 난간 조각은 수십 미터 아래 바다로 떨어졌다. 

그 순간 다마스 차량이 앞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난간이 차량을 지지해 주고 있었는데

난간이 떨어지자

차량이 앞으로 기운 것이다.  

일촉즉발의 상황이 되었다. 

 

운전자는 차량에 다리가 끼여서 빠져나오지도 못하고

차량은 점점 바다 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더 기울었다가는 운전자와 차량이 함께

저 수십 미터 아래 바다로 빠질 수도 있는 위급한 상황이 된 것이다. 

나는 뒤차량의 운전자들에게 고함을 쳤다. 

 

"도와주세요. 차량이 바다로 빠지려고 해요. 

빨리 나와서 도와주세요!! 빨리요"

 

비가 많이 내려서 계속 차량 안에서 구경만 하던 운전자들이

하나씩 차문을 열고 나오기 시작했다. 

다행이었다. 

다마스 차량은 가벼우니까 성인남자 여럿이 힘을 쓰면

차량을 당겨서 옆으로 옮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성인남자 일곱 명이 모였다. 

우선 경찰과 구급차가 오기 전까지 

다마스차량이 바다에 빠지지 않도록 

조금만 차량을 옆으로 옮겨보자고 했다. 

"하나, 둘, 셋!!"

우리는 동시에 힘을 썼다. 

하지만 다마스 차량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평지에서 드는 것과 

이미 상당히 기울어진 다마스 차량을 드는 것은 상당히 차이가 났다.  

다마스 차량은 다리 어디 부분에 걸렸는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우리 모두가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다시 '끼익'하는 소리와 함께 다마스 차량은 조금 더 바다 쪽으로 기울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바다에 빠질 것만 같았다. 

"하나, 둘, 셋!!"

우리는 다시 한번 더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차량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정말 큰일이었다. 

 

안에서 다마스 운전자는 피를 흘리며 제발 살려달라고 

울면서 애원하고 있었다. 

우리 모두는 그 소리를 들었고 다시 한 번 더 힘을 썼다. 

하지만 차량은 이번에도 전혀 꿈쩍하지 않았다. 

 

비는 점점 더 거세지고 우리는 그 비와 함께 땀인지 눈물인지 모르지만

어쨌든 각자 계속 노력을 하고 있었다. 

정말 조금만 더 차량이 기울어지면

당장 차량이 바다로 떨어질 것 같았다. 

이제는 전부다 제정신이 아니었다. 

옷은 전부 비에 젖었고 안경에 빗물이 맺혀 앞도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그것보다는 사람의 목숨이 더 중요했다. 

 

전부 기진맥진이 되고 마음은 타들어가고 어쩔 줄 몰라 발을 동동 구르고 있을 때

저 멀리 경찰차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꺼져가던 희망이 다시 살아나는 것만 같았다. 

경찰차가 도착을 했고 우리 중 누군가가 간단히 지금의 긴급한 상황을 설명을 했다. 

차가 바다로 빠지기 직전이라는 것을 인지한 경찰은 재빨리 

소방서에 도움을 요청했고 차량을 들 수 있는 구조 차량을 요청했다. 

 

경찰관 두 명 중 젊어 보이는 경찰관이 

경찰차 트렁크에서 로프를 꺼내어 

다마스 차량과 다리 난간을 단단히 묶었다. 

혹시나 차량이 추락을 하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 대비를 한 거였다. 

하지만 그 로프가 차량을 지탱해 줄지는 의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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