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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남자4

by shworld 2023.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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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오랜만에 정말 푹 잔 것 같다.
흔히 말하는 꿀잠을 잤다. 
중간에 깨는 것도 없고 화장실 가는 것도 없이 
눈을 떴을 때 기분이 참 좋았다.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도 오늘은 참 좋았다. 
이것이 잠에서 오는 행복인가 싶기도 했다. 

남자는 순간 어제 일이 생각이 났다. 
그렇다. 

여느때처럼 일어났지만 
어제의 일이 갑자기 생각이 났다.
어제의 일이 꿈인지 아니면 

실제로 일어난 일인지 헷갈렸다.
정말 나에게 일어난 일이 맞나.  
정신이 하나도 없다. 
어제의 일이 진짜라면 
그럼 지금 내 몸속에 

그 귀신이 있다는 것인가. 
귀신이기는 하나 이쁜 여자가 

자기 몸에 있다고 생각하니
뭔가 기분이 야릇하기도 하고 오싹하기도 하다. 
아니 오싹한 느낌이 조금 더 강한 것 같다. 
진짜 그 귀신이 내 몸속에 있다면
말을 걸던지, 

아니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신호를 보내겠지.
귓속말로 굿모닝이라도 하지 않을까. 
별의별 생각을 다한다. 

남자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거실로 나가 보니 의자가 쓰러져있다. 
어제 일이 진짜란 말인가. 
점점 더 진짜인 것만 같다. 
여느 때처럼 컴퓨터를 켜고 

HTS에 로그인을 했다. 
분명 딜을 하는 조건으로 
주식에서 수익을 안겨주겠다고 했으니 
오늘 매매를 두고 보면 알겠지.
남자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시각은 8시 40분. 
20분만 있으면 장이 열린다. 
남자는 단타트레이더다. 
말이 좋아 트레이더지 

그냥 주식을 도박처럼 하는
단타주식쟁이다. 
성공하면 투자자이고 

실패하면 도박꾼이 되는것이다. 
역사도 그렇듯
성공하면 혁명가고 

실패하면 반역자가 아닌가. 
모든 일은 결과가 좌우한다. 
때로는 동기가 중요할때도 있는데 
역사의 기록은 동기를 적지는 않는다. 
오로지 승자의 결과만을 기록할 뿐이다. 
좋은 의도로 시작했지만 

아쉽게 실패하는 경우도 있고
아무 생각이 없었지만 

운좋게 좋은 결과물을 얻을 때도 있다. 
이런 경우에도 

아무런 생각 없이 시작한 사람은 

영웅이 되는 것이고

그것이 현실이고 역사이다. 

 



이제 장이 시작이 되었다. 
남자의 승률은 꽤 좋다. 

70% 이상의 승률이 나온다. 
그러면 엄청난 수익을 거뒀을 거라고

생각을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단타는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다. 
소위 깡통을 차게 되는 것이다.   
단타는 정말 관리를 잘해야 한다. 
적당히 물렸을 때

팔다리 자른다는 생각으로

손실을 털고 나와야 하는데
남자는 그게 잘 안된다. 
수익을 잘 내다가도
한순간에 물려서 

멘탈이 나가고 

모든 수익을 잃어버리기 일쑤다.
가장 최근까지도 계속 수익을 내다가
한 번에 멘탈이 나가 버렸다. 
손실을 복구하려다 

무리한 매매를 하고
그럴수록 마치 늪에 빠져서 허우적대듯이
계속 손실이 나고 

결국에는 모든것을 잃어버리고 만다. 
이것이 남자의 매매 패턴이다. 
정말 단타는 멘탈관리가 제일 중요한 것 같고
남자도 그것을 잘 알지만
제일 안되는 것이 이 멘탈관리이다. 

9시 장이 열리고 매매에 임했다. 
여느 때처럼 9시 초반 매매는 

순조롭게 진행이 되었고 수익도 나고 있었다.
이제 관리의 시간이다. 
더 이상 욕심을 내지 말고 

이제 자리에서 일어나
오늘 주식투자를 그만해야 할지
아니면 조금 더 매매를 할 지 결정을 해야 한다. 
적당한 수익을 거뒀으니 

이제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이 맞다. 
남자도 안다. 
하지만 인간에게는 욕심이라는 

악마 같은 감정이 있어서
조절이 잘 안된다. 
조절이 제일 안되는 감정을 고르라고 하면
바로 욕심일 것이다. 
그것도 돈에 대한 욕심, 욕망이다. 
식욕, 성욕, 수면욕 등 다른 욕심은 

어느 정도 이성적으로 조절이 된다. 
하지만 돈에 대한 욕심은 

조절하기가 정말 힘들다. 

남자는 여자귀신의 말이 떠올랐다. 
주식으로 부자가 되게 해 주겠다고 분명히 말했다. 
만약에 그녀가 지금 내 몸속에 있는 것이 맞다면
어제 그녀가 나에게 한 말도 모두 진실일 것이다. 


남자는 한번 믿어보기로 했다. 
오늘 대판 물려서 내가가진 전재산을 잃는다고 해도
한번 시도해 보기로 했다. 
오히려 평상시보다 

더 욕심을 부려보기로 했다. 

오전 10시가 지났지만 

남자는 그대로 자리에 앉아서 매매를 한다. 
확실히 9시 보다 장의 움직임이 둔해졌다. 
매매할 종목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근거없는 매매를 하는 것은 

그냥 빌딩 옥상에 올라가서
돈을 뿌려대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남자는 시간을 가지면서 

계속 매매할 종목을 찾아본다. 
시총도 적당하고 

움직임도 활발하고 

오늘 거래대금도 상위에 랭크된 

종목을 하나 찾았다. 
이제 타이밍에 맞게 매수만 하면 된다. 
지금이 제일 위험한 순간이다. 
이때 물려 버리면 탈출하기도 힘들고

손실도 꽤 크다.   
매수하였습니다. 
체결되었습니다. 
남자는 전재산 매수를 했다. 
이런 큰 종목이 하한가를 갈 일은 없고 

떨어져도 -5%정도 일 거야.

남자는 그렇게 생각을 했다. 
그 정도는 감내할 수 있다고 생각을 했다.   
매수한 금액이 커서 손실도 크겠지만
한번 도전해 보기로 했다. 
귀신의 말을 믿어보기로 한 것이다. 

매수를 했지만 종목의 움직임이 없다. 
마치 뭔가를 기다리는 듯 계속 옆으로 횡보를 한다. 
급락이냐 급등이냐. 
횡보하는 종목이 제일 에너지소모가 크다. 
누군가에게는 잔잔한 파도일 수도 있지만
폭풍전야라고 

큰 사건이 오기전 잔잔한 파도면 말이 달라진다. 
매수 후 1시간이 지났다. 
남자 스타일은 아니다. 
남자는 몇 분 길어야 몇십 분 이내에 매매를 끝낸다. 
하지만 귀신의 말 때문인지 몰라도 

매도하지 않고 계속 홀딩을 한다. 
괜히 믿었다가 손실만 보는 것은 아닐까. 
점점 더 불안해진다. 
남자가 주식장에서 확실히 배운 것 하나는

주식장은 정말 위험하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자신의 피같은 돈으로 주식을 하지만
그것이 무거운 현찰이 아니니깐 실감을 못할 뿐, 
단순히 숫자로 표기가 되었지만
이 또한 돈이고 

이것으로 집도 사고 차도 사고

우리 가족 먹을 밥도 살 수 있는 돈이라는 것을
덜 느끼는 것 같다. 
하지만 몇번의 깡통을 차고 

나락을 경험한 남자는 

이 단순히 디지털 숫자로 표시된 이 숫자가 

진짜 돈이고 

정말 무서운 놈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두 시간이 지났지만 반응이 없다.
남자의 입에서 욕이 새어 나온다. ㅆㅂ. 
그냥 꿈이었나. 
꿈이라기엔 너무 현실 같았는데. 
그리고 목에서 느끼는 강한 통증, 

쓰러진 의자, 옷차림도 어제 죽었을 때와 같고. 
너무나 현실같은데. 
의심을 하고 있을 때쯤 차트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뉴스가 뜬다. 
한국최대 기업 S전자에서 전기차 시장에 뛰어든다는 뉴스이고
오늘 남자가 투자한 기업이 S전자 전기차에 

독점으로 배터리 공급을 한다고 한다.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질 수가 있나. 
남자가 매수한 종목은 vi, vi를 거쳐 상한가에 도달했다. 

불과 몇분만에 일어난 일이다. 

계좌에 수익률이 25%라고 나온다. 
전재산을 투자한 남자의 수익은 이미 상당하다. 
이런 수익은 주식 투자 후 처음 겪어보는 남자이다.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다. 
어제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다. 

남자는 어제의 일이 현실이라고 믿기 시작한다. 

 

 

 

 

#소설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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