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타면 자리에 거의 앉지 않는다.
양옆으로 사람이 이미 앉아 있고
중간에 자리가 하나 비어 있으면
당연히 앉지 않는다.
일단 사람들과 다닥다닥 붙는 것이 싫기 때문이다.
또한 덩치가 작은 편이 아니어서
내가 앉으면 옆 사람에게 피해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간혹 정말 자리가 정말 널널해서 앉을 때도 있다.
보통은 자리가 비어 있어도 앉지 않고
잘 열리지 않는 문 앞에 서서 간다.
그런데 사람들이 자꾸 내가 있는 곳으로 온다는 것이다.
물론 그들은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코로나 이후
주변에 사람이 오는 것을 싫어한다.
사람 자체를 싫어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주변에 설 자리도 충분히 많고
주변에 앉을 자리도 충분히 많은데
왜 굳이 내가 서 있는 곳 바로 옆 의자에 앉는 것일까?
물론 그 자리가 그들에게는 편해서 일 것이다.
그런데 그 자리에 앉으면
바로 옆에 내가 서 있는데 왜 그곳이 앉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조금 떨어져 앉으면 서로 좋지 않나.
더 쾌적하고 자신만의 공간에서 안정감을 더 찾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다.
그들은 이런 생각을 아예 안한다는 것이고
나는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내만 스트레스를 받는 것일게다.
북유럽의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리는 사진을 본 적이 있는데
앞사람과 한 2~3미터 거리를 두고 서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남들은 그 사진을 보면 신기하다 이상하다 생각이 들었을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정말 좋겠다, 부럽다, 되게 안정적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어서 한국도 저런 문화가 기본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는 끝났지만
아니 끝나지 않았지만
거리두기 정책이 법적으로 끝났지만
사람 사이의 거리 두기는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가끔씩 이런 나의 행동이 대인기피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어쩌면 맞을 것이다.
사람이 싫고 사람과의 거리 두기를 스스로 하고 있으니.
주변에 누가 오는 것이 싫고
나와 너무 가까운 거리에 사람에 둘러싸여 있으면
너무나 답답하고 숨쉬는 것도 가끔씩 힘들 때가 있다.
이것이 공황인지 대인기피인지는 정확하게는 모른다.
하지만 정확한 것은
내 주변으로 사람이 오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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